대서양의 진미, 포루투갈의 바칼라우 생선 음식(Bacalhau)

 

포르투갈 식탁의 백년 전통

포르투갈 요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바칼라우(Bacalhau)'입니다. 바칼라우는 대구를 소금에 절여 건조시킨 식재료로, 포르투갈 사람들의 일상 식탁에서부터 특별한 명절 요리까지 다양하게 활용되는 국민 음식입니다. "포르투갈에는 365일 동안 먹을 수 있는 바칼라우 요리가 1,000가지가 넘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바칼라우는 포르투갈 식문화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포르투갈이 풍부한 해안선을 가진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자국 연안에서 잡히지 않는 대구를 국민 음식으로 삼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15세기 대항해 시대부터 이어진 포르투갈의 해양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선원들이 오랜 항해 중에도 변질되지 않는 식량으로 소금에 절인 대구를 활용한 것이 시작이었고, 이후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과의 무역을 통해 건조 대구가 포르투갈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바칼라우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포르투갈의 역사, 문화, 그리고 정체성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포르투갈 사람들의 삶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천 가지 얼굴을 가진 바칼라우 요리

바칼라우를 이용한 요리는 그 종류가 무척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몇 가지 대표적인 요리를 소개하자면 먼저 '바칼라우 아 브라스(Bacalhau à Brás)'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요리는 바칼라우를 잘게 찢어 감자 튀김, 양파, 올리브, 달걀과 함께 조리한 것으로 리스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바칼라우 요리입니다. '바칼라우 콤 나타스(Bacalhau com Natas)'는 생크림과 함께 오븐에 구운 크리미한 요리로,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입니다. '바칼라우 아 고메스 드 사(Bacalhau à Gomes de Sá)'는 삶은 감자, 양파, 삶은 달걀, 올리브, 올리브 오일을 사용해 만든 전통 요리로 포르투 지역에서 유래했습니다. 바칼라우 요리의 공통점은 올리브 오일, 마늘, 양파를 기본 재료로 사용하며, 감자나 달걀과 함께 조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바칼라우를 조리하기 전에는 반드시 소금기를 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24-48시간 동안 물에 담가 소금기를 제거하며, 이 과정은 요리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포르투갈의 각 지역마다 바칼라우를 조리하는 고유한 방법이 있으며, 같은 요리라도 가정마다 조금씩 다른 레시피를 가지고 있어 바칼라우는 포르투갈 가정 요리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화된 포르투갈의 맛

바칼라우는 포르투갈을 넘어 브라질, 앙골라, 마카오 등 과거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지역에서도 널리 사랑받고 있으며,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변형되어 발전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 각국의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바칼라우의 독특한 맛과 활용도가 주목받고 있으며, 많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전통적인 바칼라우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포르투갈을 방문한다면 현지 사람들이 즐겨 찾는 '타스카(Tasca)'라고 불리는 전통 식당에서 정통 바칼라우 요리를 맛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많은 포르투갈 가정에서 바칼라우 요리를 준비하는 전통이 있어, 이 시기에 방문하면 바칼라우의 문화적 중요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바칼라우는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포르투갈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을 담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대구를 소금에 절여 건조시키는 단순한 보존 방법에서 시작된 바칼라우는 오늘날 포르투갈 요리의 자부심이자 세계에 포르투갈 식문화를 알리는 대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바칼라우를 통해 우리는 식재료 하나가 한 나라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문화적 자부심이 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습니다.